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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Green Essay

‘7’의 곤충들

2025. 07. 18

‘7’의 곤충들

2025년의 7번째 달. 행운의 7, 그리고 7월의 특별한 곤충 이야기


행운의 무당벌레
행운의 숫자가 들어간 7월. 행운을 전하는 곤충도 있을까? 믿기 어렵겠지만, 있다. 무당벌레, 작고 귀여운 모습에 알록달록한 색깔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진딧물을 잡아먹는 익충으로 사람들이 좋아한다. 성모 마리아의 벌레(Ladybird)라고도 부르는데, 무당벌레가 몸에 앉으면 행운이 찾아오고 날개를 펴고 날아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속설도 있다. 특히 붉은 바탕에 행운의 7, 일곱 개의 검은 무늬가 있는 칠성(七星)무당벌레는 그야말로 ‘별이 7개’인 행운의 곤충이다.

성공의 잠자리
여름철 비가 그치면 나타나는 잠자리 역시 성공, 번영, 행운을 상징한다. 초록색의 커다란 왕잠자리는 카리스마가 넘치는데, 어린 시절 나는 왕잠자리를 잡아보고 싶었다. 어느 날 아침 일찍 산에 올랐다가 우연히 이슬에 젖은 날개를 말리는 왕잠자리를 만났고, 햇살에 반짝이는 날개의 영롱한 이미지는 내게 깊이 각인되었다. 잠자리채가 없어 조심스럽게 다가가 맨손으로 잡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빠르고 정확하게 나는 잠자리의 모습은 목표 달성과 승진을 의미하기도 한다.


불멸의 매미
매미는 여름을 대표하는 곤충으로 7월부터 본격적으로 울기 시작한다. 흔히 매미는 땅 속에서 7년, 땅 위로 나와 7일을 산다고 한다. 종류마다 생태는 약간씩 다르지만, 오랜 시간 땅속에서 지내다 비로소 매미가 되어 짧게 사는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예로부터 매미는 인내, 부활, 장수를 상징해 왔다. 고대 중국에서는 매미를 불멸의 상징으로 여겨 예술품이나 장신구에 많이 남겼는데, 죽은 사람의 입안에 옥으로 조각한 매미를 넣기도 했다. 매미의 울음소리는 한여름을 뜨겁게 달군다. 안도현 시인은 이것을 사랑의 노래로 멋지게 표현했다.

사랑의 나비
기분 좋은 곤충이 있다. 등산을 자주 다닐 때 산 정상에서 만난 나비(산호랑나비, 홍점알락나비, 왕나비 등). 산바람을 타고 정상까지 올라와 보여주었던 날갯짓은 등산의 피로를 말끔히 잊게 해주었다. 잠시 머물다 날아가버려 아쉬움도 있었지만, 자유롭고 가벼운 몸짓은 사랑스러웠고, 아직까지 내 기억 속 멋진 행운의 곤충으로 남아 있다. 동양 문화권에서는 나비가 날아오면 좋은 소식이 있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만남이 이루어진다고 믿어왔다. 혹은 죽은 사람의 혼령이 나비로 부활한 것이라고 믿기도 했다. 오죽하면 낮잠 자던 장자(莊子)가 나비가 나인가 내가 나비인가 하는 말을 남겼을까(胡蝶之夢). 나비가 나오는 꿈은 길몽이고, 노란색 나비는 재물운을 상징한다. 이번 여름, 어떤 곤충이 여러분들에게 찾아가 행운의 기억을 남기게 될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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