삵으로부터

HD현대오일뱅크는 사업장 인근 생물다양성 보호 지역을 식별하고, 생물종 분포 변화를 추적 관리할 수 있도록 생물다양성 평가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본 칼럼에서는 우리 주변의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살펴보고 생존의 지혜 등을 배우고자 한다. 이번 달에는 주변에 대한 통찰력과 민첩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자신 보다 큰 먹이도 사냥하는 사냥 전문가 ‘삵’이 주인공이다.

작지만 영리한 사냥꾼
삵의 몸길이는 45~55cm 정도이며, 체중은 3~5kg이다. 언뜻 보면 고양이처럼 생겼으나, 고양이보다 몸집이 크고 반점이 많다. 귓바퀴 뒤쪽에 하얀 반점이 특징이며, 회색빛의 뺨에 세 줄기 갈색 줄무늬가 빠르고 예리한 자태를 자아낸다. 발톱이 매우 작으나 강하고 날카로우며, 몸통의 절반 정도 길이의 꼬리엔 회황갈색의 희미한 점 7개가 있다. 제주도와 일부 도서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분포하는데, 정확한 개체수 추정은 어렵다. 산림이나 들판, 민가 주변의 식생 지대에 서식하며, 야행성이다. 삵은 공간 활용에 능하며, 쓰러진 나무, 바위 틈새, 땅구멍 등을 은신처로 사용한다. 설치류, 조류, 곤충 등을 사냥하며, 먹잇감으로는 설치류를 선호한다. 수영도 잘해서 간혹 물고기도 사냥하며, 민첩함을 바탕으로 자신보다 큰 고라니나 멧돼지 새끼 등도 사냥한다. 주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며, 작지만 빠른 판단력으로 다양한 사냥에 성공하는 삵은 202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되었다.

삵에게서 배우는 삶의 지혜 3
1. Insight
삵은 주변 환경을 면밀히 통찰한다. 자신에게 유용한 공간을 파악하고 이동이나 사냥 시 은신처로 활용한다. 주변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며 성공적인 사냥을 도모하는 것이다.

2. Competence
삵은 능숙한 사냥꾼이다. 질주, 도약, 수영 등 차별화된 신체 능력으로 여러 사냥에 성공한다. 개체의 크기는 작은 편이지만, 다양한 역량을 축적해 이를 극복한다. 고라니나 멧돼지 새끼를 사냥하는 삵, 관건은 크기가 아니라 역량이다.

3. Responsibility
삵은 3, 4월에 짝짓기를 하고, 한 번에 2, 3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암수가 힘을 합쳐 새끼를 양육하는데, 평상시에도 한 쌍으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강한 사냥꾼이지만, 책임감 있는 부모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