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도입 변화의 씨앗, 정부-기업이 함께 뿌리다 :
원유도입선 다변화 지원제도

시장 경제가 발달하더라도 국가가 미래의 생산능력을 보호하고 육성하는 역할은 결코 과소평가 할 수 없습니다. 
글 : 에너지정책지원팀 허재성 매니저

원유 다변화 지원금 제도와 조건
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에는 ‘정부-산업계 원팀’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는 자유시장경제 원리에 익숙한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시장 경제가 발달하더라도 국가가 미래의 생산능력을 보호하고 육성하는 역할은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습니다. 독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리스트(F. List)는 『정치경제학의 국민적 체계』에서 미래의 생산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자국 산업 육성이 굉장히 중요함을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원유의 중동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석유사업법 시행령 제27조 제3항』에 따라 ‘원유 다변화 지원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해당 제도는 오일쇼크 이후 1982년 「동력자원부 고시 제82-17호」로 처음 도입된 이래 원유 수입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에 기여해 왔습니다. 원유 다변화 지원금 제도는 비중동지역에서 수입되는 원유에 대해, 이미 납부한 수입부과금 중 일부를 환급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제도의 근거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의 수입·판매부과금의 징수, 징수유예 및 환급에 관한 고시 제24조 및 제24조의3』에 명시되어 있으며, 구체적인 조건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 기준을 충족하면, 항차별로 산출된 환급금을 받을 수 있으며, 총 환급액은 부과금 단가 기준 리터당 16원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과 에너지 주권 확대를 위해
다변화 지역 원유는 중동산 대비 운송비가 더 높고, 운송 기간 또한 한 달 이상 길며, 유종의 물성 차이로 인해 정제 설비 운용 시 추가적인 조정이 요구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지정학적 리스크의 분산과 에너지 주권 확보라는 전략적 목적 하에, 해당 제도를 2027년 12월 31일까지 일몰제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원유 다변화 지원금 제도 시행 효과
원유 다변화 지원금 제도 시행 이후, 우리나라는 1981년 89%에 달했던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2024년 현재 71.5%까지 약 20%p 감소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특히 고도화 공정을 갖춘 HD현대오일뱅크는 미국 및 남미산 원유를 적극적으로 도입함으로써, 중동 원유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비롯되는 각종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회피하고 있습니다.

국내 정유업계와 정부의 노력
트럼프 2기 체제에서 드러나듯, 국제 통상 환경은 자유무역주의의 후퇴와 보호무역주의의 강화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 있습니다. HD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한 국내 정유업계는 원유 도입의 지역적 다변화를 통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으며, 정부 또한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함으로써 실질적인 에너지 주권 확립에 기여하고 있습니다.